요나의 신앙 저널 | 말씀 속에서 시대를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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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세상의 빛으로 부름받았지만, 세상의 권력에 기대는 순간 빛을 잃고 복음의 능력을 잃는다. 권력 의존은 교회의 본질을 훼손하며, 섬김과 낮아짐의 자리에서 멀어지게 한다. 한국 교회가 다시 회복해야 할 길을 살핀다.

권력을 좇는 교회, 섬김을 잃은 복음

권력을 붙잡는 순간, 교회는 하나님과 멀어진다 

[권력의 유혹에 빠져드는 한국 교회 ③] 세속 권력의 유혹을 물리치고 하나님 앞에 무릎 꿇는 목회자와 성도들의 회개를 선포한다. 섬김을 통해 하나님 앞에 바로 서는 교회의 본질을 나타낸다. 요나의 신앙 저널

 

교회는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사명을 신실하게 감당한다. 다만 세상의 권력을 의지하려는 유혹에 머무를 때 교회는 스스로 그 생명의 빛을 가리게 된다. 권력과 결탁한 신앙은 하나님 나라의 질서와 멀어지며, 오히려 복음의 빛을 차단하는 장애물이 될 뿐이다.

교회가 세상 권력에 시선을 둘 때 본질을 상실해 왔음은 성경과 역사가 증언하는 엄중한 사실이다. 오늘의 한국 교회는 섬김과 낮아짐이라는 복음 본연의 자리로 즉시 복귀해야 한다. 주님이 가신 그 낮은 길을 묵묵히 따를 때 교회는 다시금 시대의 참된 소망으로 우뚝 선다.


권력을 의지한 교회의 변질

교회는 언제나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했다. 그러나 역사를 돌아보면 교회는 종종 세상의 권력을 빌려 자신의 영향력을 확장하려 했다. 신앙의 힘으로 세상을 섬기기보다 세속의 힘으로 신앙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반복되었다. 그 결과 교회는 권력의 보호를 받는 대신 복음의 순수성을 잃었다.

 

예수께서는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요한복음 18:36)라고 하셨지만, 교회는 종종 이 말씀을 잊었다.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기보다 세상의 제도를 바꾸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그 과정에서 권력의 달콤함에 빠졌다. 한국 교회 역시 예외가 아니다. 성장과 영향력의 시대를 지나며, 교회는 점점 권력의 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한국 교회의 급성장은 신앙의 열매였지만, 동시에 사회적 권위로 이어졌다. 교회는 정치적 영향력을 갖게 되었고, 신앙은 점차권위의 상징이 되었다. 문제는 이 시점부터였다. 교회가 세상을 섬기기보다 세상을 통제하려는 욕망이 생겼다.

예수께서는너희 중에 큰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마태복음 23:11)라고 하셨다.

 

그러나 한국 교회의 현실은 그 반대였다. 교회는 사회적 영향력과 대중적 호응을 통해 스스로의 위치를 높였고, 권력자들과의 관계 속에서 안정과 특권을 추구했다권력은 언제나 교회를 유혹했다정치권은 교회의 표와 영향력을 원했고, 교회는 사회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권력과 손을 잡았다. 그 결과 교회의 강단은 세상의 이념과 맞닿기 시작했고, 복음의 메시지는 점점 희미해졌다.

 

[권력의 유혹에 빠져드는 한국 교회 ③] 세속 권력화된 영향력을 배격하고 사랑과 연합으로 복음의 빛을 드러내는 실제를 선포한다. 공동체의 일치를 통해 회복되는 신앙의 위상을 나타낸다. 요나의 신앙 저널

 

권력과 결탁한 신앙의 타락

역사 속에서 교회가 권력과 결탁할 때마다 신앙의 본질은 위기에 처했다. 중세 교회가 교황권을 앞세워 제국의 권세를 장악했을 때, 그 열매는 영적 타락으로 나타났다. '하나님의 이름'을 앞세운 십자군 전쟁과 정치적 개입은 권력이 복음을 도구로 전락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권력은 복음을 변질시키는 통로가 될 뿐이다.

 

한국 교회의 역사 또한 이러한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교회가 권력의 보호를 구하는 자리에서 복음은 언제나 세상의 논리에 매몰되었다. 권력자와의 관계를 통해 교회의 위상을 확보하려는 시도는 강단의 메시지를 권력 친화적인 언어로 변질시켰다.

이 과정에서 교회는 거룩한 ‘예언자적 사명’을 상실했다. 세상 앞에 진리를 선포해야 할 강단은 권력 앞에 침묵을 선택했다. 부정과 불의를 묵인하며 세속의 논리를 신앙의 언어로 포장하는 모습은 권력과 타협한 신앙의 단면을 보여준다. “사람에게서 영광을 받지 아니하노라” (요한복음 5:41)는 예수님의 선언은 오늘날 교회가 다시금 가슴에 새겨야 할 엄중한 훈계다.

 

권력을 향한 교회의 탐욕은 사회적 신뢰의 붕괴를 초래했다. 교회는 도덕적 권위를 내세우나, 세상은 교회가 사용하는 권력의 언어 앞에서 차갑게 돌아선다. 교회가 스스로 세속의 논리를 선택한 결과다. 정치적 영향력을 얻으려는 행보는 복음의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한다. 신앙은 공공의 선을 선포하는 예언자적 목소리로 존재해야 하며, 이해관계의 논리가 그 자리를 대신해서는 안 된다.

 

교회의 사회적 참여는 오직 ‘복음적 정의’에 근거해야 하며, ‘세속적 이익’이 그 방향을 결정하는 순간 신앙은 궤도를 이탈한다.

오늘의 한국 교회는 과거의 선택에 따른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권력과의 결탁은 일시적인 영향력을 줄 뿐, 궁극적으로는 교회의 존재 기반인 신뢰를 무너뜨린다. 신뢰를 잃은 교회는 복음 전파의 사명을 감당하기 어렵다. 복음은 세상의 힘이 아닌 오직 진리가 가진 고유한 생명력으로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섬김과 낮아짐의 복음으로 돌아가야 할 길

권력의 유혹을 이기는 유일한 길은 예수의 길을 다시 걷는 데 있다. 마가복음 10장 45절의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라는 말씀은 교회가 지향해야 할 권위의 원천을 보여준다. 교회의 진정한 권위는 십자가의 겸손과 사랑으로부터 솟아난다.

 

교회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출발점은 스스로의 변화에 있다. 세상을 치유하는 힘은 오직 낮은 자리에서 흘러나오는 사랑의 섬김을 통해 나타난다. 교회가 하나님 앞에 다시 무릎 꿇는 순간 세상은 비로소 복음의 실재를 마주한다.

 

오늘의 한국 교회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세상의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욕망을 내려놓고, 복음의 본질인 십자가의 길을 선택해야 할 시점이다. 마태복음 6장 24절의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는 말씀은 권력의 문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하나님과 권력을 동시에 섬기려는 태도를 버리고 오직 예수의 길을 택할 때, 교회는 잃어버린 신뢰와 영광을 회복한다. 참된 권위는 지배를 넘어선 거룩한 섬김에서 완성된다.

 

참고문헌

윤철호, 『현대 신학과 교회의 위기』, 한국장로교출판사, 2020

한철호, 『한국 교회와 사회 참여의 역사』, 두란노, 2018

John Stott, Christian Mission in the Modern World, IVP, 1975

Timothy Keller, Generous Justice, Riverhead Books, 2010

오성종, 『교회와 권력』, 대한기독교서회, 2019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한국 교회의 공공성 회복」,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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